30FPS, 한글화 없음, 스타필드의 미래는?
마이크로소프트는 스타필드 다이렉트를 통해 베데스다의 25년 만의 새로운 IP에 대해 자세히 공개했습니다. 게임 디렉터 토드 하워드가 “우주 속 스카이림”이라고 묘사한 이 RPG는 9월 6일 출시를 앞두고 막바지 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습니다.
저는 실시간으로 영상을 보면서, 게임 속 도시와 정착지, 스킬 트리, 업그레이드, 우주 전투 등, 다양한 부분에서 그 엄청난 스케일과 베데스다가 채워 넣을 작고 큰 이야기들에 감탄을 하면서 봤는데요. 한편으로는 너무 거창하다 보니, 이게 정말 현실성 있는 이야기인지, 혹시나 사이버펑크 2077 때처럼 유저들 뒤통수를 치는 것은 아닐지 걱정이 들더라고요.
사실 폴아웃4나 엘더스크롤5:스카이림과 같은 과거 베데스다의 게임을 플레이해 보지 않았다면, 뭔가 MSG가 좀 빠져있는 듯한 스타필드의 영상을 보면서, 이게 뭐가 그렇게 대단하다는 것이지라고 생각할 수도 있습니다. 하지만 베데스다는 세상을 창조하고 그 안에서 살아가는 느낌, 그리고 내가 원하는 대로 이야기를 풀어나갈 수 있게 해주고, 소소한 이야기들과 큰 이야기가 살아 숨 쉬는 게임을 만들 수 있는 회사라는 것을 경험으로 알기에 더욱더 기대되고 소위 뽕이 차오르는 것이죠.
스카이림에서 느꼈던 그 느낌을 더 큰 세상에서 더 좋은 그래픽으로 새로운 세상에서 즐길 수 있다고 하니 기대가 될 수밖에 없고. 다른 회사의 게임들이 흉내는 내왔지만, 베데스다의 게임에 대한 욕구는 베데스다만 채워줄 수 있으니 (마치 수많은 젤다의 전설 유사 게임이 있어도 닌텐도만 그 갈증을 채워줄 수 있는 것 처럼 말이죠). 많은 사람이 설레는 것도 당연합니다.
그런데, 이게 진짜 좋은 게임인지 나쁜 게임인지를 떠나서, 게임이 출시되기 전부터 뭔가 악재가 나오고 있습니다.
먼 저성능입니다. 엑스박스 시리즈 X에서 스타필드는 30fps 고정으로 돌아가게 된다고 합니다. 이제는 차세대 게임이라면 누구나 기대하는 60FPS가 아니고 말이지요. IGN과의 인터뷰에서 디렉터 토드 하워드는 “종종 [30fps]을 훨씬 뛰어넘는 경우가 많습니다. 때로는 60fps이 되기도 합니다.”라고 말했습니다. 그러면서 “하지만 콘솔에서는 일관성을 선호하기 때문에 30fps로 고정했습니다.”라고 말했고 Xbox의 책임자 필 스펜서는 이러한 선택이 플랫폼의 제한이 아니라 “창의적인 결정”이라고 옹호했습니다.
그런데 글쎄요, 사용자에게 30fps 화질 모드이거나 60fps 성능 모드를 제공하고 있는 것이 대부분 게임의 표준이 된 이 시점에 그런 선택이 없이 30fps로 고정한 것이 창의적인 결정이라고 옹호할 일인가요? 게다가 제가 아는 대부분 게이머는 60fps를 선호하고 있습니다. 전 이 결정이 매우 황당하다고 생각합니다.
더욱더 황당한 것은 한글화 관련 문제입니다. 출시일을 3개월 앞둔 지금도 스타필드의 한글화에 대해서는 아무런 소식이 알려진 바 없습니다. 많은 사람이 갖가지 방법으로 문의해 보았지만 (마소, 유통사 H2 엔터 등), 돌아오는 답변은 논의 중 혹은 계획 없음이라는 소식이었지요. 이제는 희망 회로를 돌리던 많은 사람도 한글화는 가능성이 작다고 생각하고 있으며, 사용자들은 유저 패치를 제작할 팀원들을 모집하고 있습니다.
흔히들 스타필드가 서양 취향의 게임이라 그럴 수 있다고 생각하는데, 베데스다는 중국, 일본 모두 현지화를 해주고 있습니다. 한국 무시이지요. 아무리 생각해도 괘씸한 것은 어쩔 수 없습니다.
이런 식으로 베데스다가 엑스박스 진영의 올해 가장 중요한 게임 스타필드를 한글화해 주지 않고, 따라서 엑스박스는 한국에서 입지를 확보하지 못하고, 이어서 돈이 안 되니 더 신경 안 쓰게 되는 악순환이 발생하는 것이 정말 답답하네요. 한국의 게임 시장은 이렇게 무시당할 만큼 그렇게 작지 않은데도 말이지요. 베데스다는 한국 콘솔 게이머들에게 “서양 사람들이나 하는 게임” 만드는 소리를 들어도 할 말이 없는 상황입니다.
저는 올해 젤다의 전설 왕국의 눈물과 경쟁할 수 있는 유일한 게임이 스타필드라고 생각합니다. 하지만 한국에서는 없는 게임 취급받아도 할 말 없는 상황을 스스로 만들고 있는 베데스다와 마이크로소프트의 무관심에는 치를 떨게 되네요. 제가 하는 모든 말들이 틀린 것이 되길 간절히 바라봅니다.
열심게임 이박사 (johnleespapa@gmail.com)
유튜브 채널 열심게임과 Ebakssa.com을 운영하고 있습니다.
한글화 안하잖아